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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사람이 그리워야 사람이다 사람이 그리워야 사람이다 - 양광모 사람이 그리워야 사람이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니 따뜻한 것이 그립다 따뜻한 커피 따뜻한 창가 따뜻한 국물 따뜻한 사람이 그립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 조금이라도 잘 하는 것이 있다면 그리워하는 일일게다 어려서는 어른이 그립고 나이 드니 젊은 날이 그립다 여름이면 흰 눈이 그립고 겨울이면 푸른 바다가 그립다 헤어지면 만나고 싶어 그립고 만나면 혼자 있고 싶어 그립다 돈도 그립고 사랑도 그립고 어머니도 그립고 아들도 그립고 네가 그립고 또 내가 그립다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졌다 어떤 사람은 따뜻했고 어떤 사람은 차가웠다 어떤 사람은 만나기 싫었고 어떤 사람은 헤어지기 싫었다 어떤 사람은 그리웠고 어떤 사람은 생각하기도 싫었다 누군가에게 그리운 사람이 되자 사람.. 더보기
촉 나태주 무심히 지나치는 골목길 두껍고 단단한 아스팔트 각질을 비집고 솟아오르는 새싹의 촉을 본다 얼랄라 저 여리고 부드러운 것이! 한 개의 촉 끝에 지구를 들어올리는 힘이 숨어 있다. - 별 아래 잠든 시인 [나태주] 문학사상사 더보기
이런 날이면 이런 날이면 - 용혜원 비오는 날 그대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런 날이면 아무런 이유가 없어도 만나고 싶습니다... 울적해지는 마음 산다는 의미를 생각해보고 살아온 길을 생각해보다가 허무에 빠지게 되면 온몸이 탈진한 듯 힘이 없어지기에... 비 오는 날 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런 날이면 아무런 이유가 없어도 만나고 싶습니다... 나의 연인이여 사랑하는 사람아 이런 날이면 그대가 먼저 전화를 해... "보고싶다 우리 만나자" 하면 정말 얼마나 좋겠습니까... 더보기
아파트 경비원 김씨 아파트 경비원 김씨 - 지봉수 아이가 사라지자 김씨는 15층 옥상으로 날아올랐다 아이가 거기 있었다 김씨는 신발부터 벗고 난간에 올라섰다 까마득한 화단이 현기증으로 돌아오고 김씨는 소리쳤다 야근에 박봉에 인원감축까지 이 짓도 못해먹겠다고 오늘은 내 차례라고 너는 내일 죽으라고 아이가 사라지자 얼른 옥상문을 채우며 김씨는 생각했다 진짜로 못해먹겠다고 더보기
옛말이 있습니다 옛말이 있습니다 - 한섬아이 지봉수 파란 안경을 쓰면 세상이 파랗게 보입니다빨간 안경을 쓰면 세상이 빨갛게 보입니다맑은 안경을 쓰는 것은세상을 환하게 보기 위해서 입니다 슬픈 마음으로 보면 슬픈 세상이 보입니다성난 마음으로 보면 성난 세상이 보입니다즐거운 마음을 갖는것은세상을 즐겁게 살기 위해서 입니다 옛말이 있습니다보는 사람이 꽃이면 보이는 것도 꽃이니라보는 사람이..... 더보기
나 늙으면 당신과 살아보고 싶어 나 늙으면 당신과 살아보고 싶어 - 황정순 나 늙으면 당신과 살아보고 싶어 가능하다면 꽃밭이 있고 숲이 있었으면 좋겠어 개울물 소리 졸졸 거리면 더 좋을거야 잠없는 난 곤히 자는 당신 간지럽혀 깨워 아직 안개 걷히지 않은 아침길 풀섶에 달린 이슬 담을 병을 들고 산책해야지 삐걱거리는 허리 쭉 펴보이며 내가 당신 하나 둘 체조시킬거야 햇살이 조금 퍼지기 시작하겠지 우리의 가는 머리카락이 은빛으로 반짝일때 나는 당신의 이마에 오랫동안 입맞춤 하고 싶어 사람들이 봐도 하나도 부끄럽지 않아 아주 부드러운 죽으로 우리의 아침식사를 준비할꺼야 이를테면 쇠고기 꼭꼭 다져넣고 파릇한 야채 띄워 파릇한 야채죽으로 해야지 아마 당신 깔깔한 입안이 솜사탕 문듯 할거야 이때 나즉히 모짜르트를 올려 놓아야지 아주 연한 헤즐렛을.. 더보기
가슴에 내리는 비 가슴에 내리는 비 윤보영 비가 내리는군요... 내리는 비에 그리움이 젖을까봐 마음의 우산을 준비했습니다... 보고 싶은 그대... 오늘같이 비가내리는 날은 그대 찾아 갑니다. 그립다 못해 비가 됩니다. 내리는 비에는 옷이 젖지만 쏟아지는 그리움에는 마음이 젖는군요... 벗을 수도 없고 말릴 수도 없고 비 내리는 날은 하늘이 어둡습니다... 그러나 마음을 열면 맑은 하늘이 보입니다. 그 하늘 당신이니까요... 빗물에 하루를 지우고 그 자리에 그대생각 넣을 수 있어 비오는 날 저녁을 좋아합니다... 그리움 담고 사는 나는... 늦은 밤인데도 정신이 더 맑아지는 것을 보면 그대생각이 비처럼 내 마음을 씻어주고 있나봅니다. 비가 내립니다.. 내 마음에 빗물을 담아 촉촉한 가슴이 되면 꽃씨를 뿌리렵니다 그 꽃씨 .. 더보기
개꿈 개꿈 - 한섬아이 지봉수 복권도 당첨되었고 땅을 파면 돈이 마구 나온다 잠이 깼다 개꿈이다 월급이 적어도 내 집이 없어도 가난해도 행복하다 또 잠이 깼다 개꿈이다 빚만 없다면 더보기
악몽 악몽 - 한섬아이 지봉수 전쟁이 났다 빨리 입대하란다 난 분명히 군복무를 했는데 난 분명히 제대를 했는데 미치겠다 꿈에서 깼다 점심을 먹고 시험을 본다 난 분명히 합격을 했는데 난 분명히 자격증이 있는데 미치겠다 꿈에서 깼다 C8 꿈 속에서 또 꿈을 꾸었다 더보기
술과 사랑 술과 사랑 - 강태규- 주거니 받거니 허물을 깨는 건 술이요. 주어도 받아도 그리움이 쌓이는 건 사랑이다. 뱃속을 채우는 건 술이요. 영혼을 채우는 건 사랑이다. 손으로 마시는 건 술이요. 가슴으로 마시는 건 사랑이다. 아무에게나 줄 수 있는 건 술이요. 한 사람에게만 줄 수 있는 건 사랑이다. 마음대로 마시는 건 술이요. 내 뜻대로 안 되는 건 사랑이다. 입맛이 설레는 건 술이요. 가슴이 설레는 건 사랑이다. 주린 허기를 채우는 건 술이요. 마음을 채울 수 있는 건 사랑이다. 머리를 아프게 하는 건 술이요. 마음을 아프게 하는 건 사랑이다. 잠을 청하는 건 술이요. 잠을 빼앗는 건 사랑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