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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영화 곳곳에 새긴 세월호…우리는 그렇게 잊지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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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영화 곳곳에 새긴 세월호…우리는 그렇게 잊지않고 있다



드라마 <역적>에서 두건에 ‘노란 리본’을 새긴 배우 이준혁. 화면 갈무리
드라마 <역적>에서 두건에 ‘노란 리본’을 새긴 배우 이준혁. 화면 갈무리

“저게 뭐지?” 지난 3일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문화방송)을 보던 시청자들은 순간 눈을 의심했다. 홍길동(윤균상)의 일행으로 나오는 용개(이준혁)가 쓴 두건에 노란색 리본이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준혁 소속사 쪽은 11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세월호가 인양됐다는 소식을 듣고 뭔가 마음을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에 리본을 새겼다”고 밝혔다.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제작진은 모르고 지나쳤다고 한다. 이 장면은 세월호가 인양된 날 촬영했고, 세월호에서 여러 유류품이 나온 날 방영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3년. 국가가 손 놓은 재난은 전 국민을 집단 트라우마에 시달리게 했지만, 국민 스스로 잊지 말고 기억하자며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도 됐다. 이런 의식은 대중문화 곳곳에 스며들어 창작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세월호 이후 장르 구분 없이 직간접적으로 기억의 문제를 끄집어내 ‘잊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드라마가 많아졌다. 제작진도 시청자도 기억의 문제를 더 예민하게 받아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 에피소드로, 대사로… ‘기억’하는 드라마 드라마에서는 <앵그리 맘>(문화방송, 2015년 3월18일~5월7일)이 ‘세월호 기억’의 물꼬를 텄다. 이 드라마에선 부실 공사로 학교가 무너져 아이들이 깔리고 죽었다. 학교 재단의 모기업은 이를 덮기 급급했다. 4회엔 죽은 여고생의 모습 위로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엄마의 편지 내용이 흐르는 등 보는 내내 시청자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김반디 작가는 “이 세상 모든 아이들한테 바치는 나름의 속죄 편지”라고 말했다. <원티드>(에스비에스, 2016년 6월22일~8월18일)는 애초 방송의 영향력을 시험해보는 사이코패스 이야기였다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이야기로 방향을 틀었다.

드라마 <앵그리맘>. 문화방송 제공
드라마 <앵그리맘>. 문화방송 제공

이후 세월호는 수많은 드라마의 에피소드와 대사로 재생됐다. “그 아이는 어딘가 자신을 지켜줄 어른이 있다고 생각했어. 그 어른을 찾았던 거야. 자기 가족을 지키려고.”(<시그널> 이재한 형사) “‘기다려라, 가만히 있어라’는 말을 들었던 아이들은 아직도 하늘에서 진실이 밝혀지길 기다리고 있다”(<귓속말> 신영주의 대사) 등이 좋은 예다. 이미 지나간 그때로 돌아가 그들을 구하고 싶은 마음을 담기도 했다. 특히 <시그널>(티브이엔, 2016년 1월22일~3월12일)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드라마적 대답이라고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드라마에서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무전 시각이 밤 11시23분이었던 것 또한 의미심장한 변주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가안보실로부터 유선 보고를 받은 시각이 낮 11시23분이다. 김은희 작가는 “세월호를 염두에 두고 한 설정은 아니다”라면서도 “미제 사건의 아픔을 이야기한 게 <시그널>이다. 세월호가 대표적인 미제사건인데다, 유가족의 아픔이 아직 치유되지 않아 그런 해석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마 <시그널>. 티브이엔 제공
드라마 <시그널>. 티브이엔 제공

세월호를 품은 드라마는 현실과 다른 결말로 우리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도 했다. ‘골든타임’ 문제를 들여다본 <보이스>(오시엔, 3월 종영)에선, 현실과 달리 골든타임팀이 많은 사람들을 구해낸다. 마지막회에선 드라마 속 피해자들을 한명 한명 호명하며 이런 자막이 흐른다. “우리 사회가 골든타임 안에 그분들을 지키지 못한 미안함과 억울하고 안타깝게 희생되는 분들이 더는 주위에서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이 드라마를 만들었습니다.”

■ ‘국가 부재’ 상황 아프게 짚은 영화 영화 안에서도 ‘세월호’의 메타포는 짙게 드리웠다. 최근, 개봉한 영화를 보면서 세월호 참사에서의 컨트롤타워 부재와 정부의 무능을 떠올렸다는 관객들이 많다. 지난해 710만명 이상이 본 영화 <터널>이 대표적이다. 귀갓길, 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에 고립된 한 남자와 그의 구조를 둘러싼 이야기에서 국민의 안위는 외면한 채 책임 회피에 급급한 안전행정위원회 여성장관(김해숙 역)의 “왜? 나? 나는 잘못 없어”라는 대사를 들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은 당연했다.

영화 <터널>.
영화 <터널>.

올해 개봉해 450만명 이상을 동원한 <판도라>도 비슷한 사례다. 원전사고를 줄기로 한 <판도라>에서 주인공 재혁(김남길 역)은 “무능하게 대처하고 거짓말로 숨기고는 결국 국민에게 의지한다”고 외치며 국가 재난상황에서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성토한다. 좀비가 판을 치는 케이티엑스 열차를 배경으로 한 영화 <부산행>에도 시스템이 나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사라진 지금, ‘나와 내 가족의 안전은 내가 지켜야 한다’는 각자도생의 냉혹한 현실이 반영돼 있다. “나만 빼고 다 못 탔어”라는 고등학생 영국(최우식)의 눈물 어린 대사 역시 친구들을 잃고 세월호에서 혼자 살아남은 단원고 생존 학생들의 슬픔을 대변한다.

영화 <판도라>.
영화 <판도라>.

세월호 실종자를 수색하러 바닷속으로 뛰어든 고 김관홍 잠수사를 소재로 김탁환이 쓴 소설 <거짓말이다>는 올여름 영화로 만들어진다. 제주 4·3사건의 아픔을 다룬 <지슬>의 오멸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790647.html#csidxdf8f87084bea78c87daaa06ce21b9bc 

진짜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잊는 즉시 또다른 세월호 사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세월호를 잊지말고 기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