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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봄안부 봄안부 - 강인호 당신없이도 또 봄날이어서 살구꽃 분홍빛 저리 환합니다 언젠가 당신에게 찾아갔었을 분홍빛 오늘은 내 가슴에 스며듭니다 머잖아 저 분홍빛 차차 없어져서는 어느 날 푸른빛으로 사라지겠지요 당신 가슴속에 스며들었을 때 내 추억도 이제 다 스러지고 말았을지도 모르는데 살구꽃 환한 나무 아래서 당신 생각합니다 앞으로 몇번이나 저 분홍빛이 그대와 나 우리 가슴 속에 찾아와 머물다 갈런지요 잘 지내주어요 더 이상 내가 그대 안의 분홍빛 아니어도 그대의 봄 아름답기를 더보기
내가 당신에게 내가 당신에게 ~~ -오광수- 내가 당신에게 웃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손짓과 우스운 표정보다 내 마음속에 흐르는 당신을 향한 뜨거운 사랑이 당신의 생활 속에 즐거움이 되어 당신의 삶의 미소가 되길 원합니다. 내가 당신에게 믿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백 마디 맹세와 말뿐인 다짐보다 내 가슴속에 흐르는 당신을 향한 진실한 사랑이, 당신의 생각 속에 미더움이되어 당신의 삶의 동반자가 되길 원합니다. 내가 당신에게 소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늘에 구름 같은 신기루보다 내 생활 속에 흐르는 당신을 향한 진솔한 사랑이 당신의 신앙 속에 닮아감이 되어 당신의 삶의 이정표가 되길 원합니다. 내가 당신에게 행복이길 원합니다. 나와 함께 웃을 수 있고 나와 함께 믿음을 키우며 나와 함께 소망을 가꾸어 우리 서로 마주보.. 더보기
벤치(Bench) 벤치(Bench) - 목견 장희상 공원에벤치 하나누구를 기다리는지마음을 활짝 열고네 발로 서 있다 산새 여러 마리 놀다 가고 나무 위에서 떨어진 낙엽들수북히 쌓였다 바람에 날려가고 아이들과 연인과 가족과 노인들도 그렇게 있다가 떠나가고해도 떠나고외로운 밤을 맞는다 이 밤에 누가 온다고자지도 않고 기다리는달빛 아래 벤치는 교회의 그림자로다 벤치는새들의 것도 아니요사람들의 것도 아니요사계절 쉼터로 활짝 열린 마음으로 헌신하는하나님의 것이다 더보기
잠들기 싫다 잠들기 싫다 - 한섬아이 지봉수 널 만나다니 기쁨도 잠시 멀어져 간다 붙잡는 내 팔이 찢어진다 잠이 깼다 팔베개 속에 잠든 너 얼마나 보고팠으면 곁에 두고도 꿈을 꾸었구나 잠들기 싫다 더보기
다 잊고 사는데도 다 잊고 사는데도 - 원태연 다 잊고 산다 그러려고 노력하며 산다 그런데 아주 가끔씩 저려올 때가 있다 그 무언가 잊은 줄 알고 있던 기억을 간간히 건드리면 멍하니 눈물이 흐를때가 있다 그 무엇이 너라고는 하지 않는다 다만 못다한 내 사랑이라고는 한다 더보기
오늘의 약속 오늘의 약속 - 나태주 덩치 큰 이야기, 무거운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해요 조그만 이야기, 가벼운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아침에 일어나 낯선 새 한마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든지 길을 가다 담장 너머 아이들 떠들며 노는 소리가 들려 잠시 발을 멈췄다든지 미매 소리가 하늘 속으로 강물을 만들며 흘러가는 것을 문득 느꼈다든지 그런 이야기들만 하기로 해요 남의 이야기, 세상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해요 우리들의 이야기, 서로의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지나간 밤 쉽게 잠이 오지 않아 애를 먹었다든지 하루 종일 보고픈 마음이 떠나지 않아 가슴이 뻐근했다든지 모처럼 개인 밤하늘 사이로 별하나 찾아내어 숨겨놓은 소원을 빌었다든지 그런 이야기들만 하기로 해요 실은 우리들 이야기만 하기에도 시간이 많지 않은걸 우리는 잘 알아.. 더보기
힘들 거든 우리 쉬어서 가자 힘들 거든 우리 쉬어서 가자 - 김옥림 - 참지 말아라 그러다 마음의 병 된다. 아니된다 생각되면 즉시 마음 돌려라 한번 아닌 일은 끝까지 아니더라 요행을 바라지 마라 세상엔 요행이란 글자가 참 무서운 것이더라 아프냐 그럼 아픈 만큼 더 열심히 살아라 세상에는 너보다 훨씬 큰 아픔을 안고 살아 가는 사람들이 있단다. 이 세상에 안아픈 사람들은 없단다. 그 아픔을 어떻게 이겨 나가는가는 자신에게 달려있다. 아픔도 슬픔도 꼭 필요하기에 신이 우리에게 부여 했을지도 그저 살아있음에 누릴 수 있는 지상 최대의 선물이라고 생각 하자 이 선물을 곱게 받아들여 잘 이겨 나가자 매일 쨍한 날씨라면 얼마나 덥겠느냐 시원한 소낙비도 무더운 여름엔 꼭 필요 하듯 아픔. 슬픔. 고독. 외로움. 이런 것도 삶의 꼭 필요한 선물.. 더보기
의자는 생각한다 의자는 생각한다 - 신철규 의자는 생각하는 사람처럼 앉아 있다 수평선을 바라보며 수평선이 그려진 그림을 바라보며 금방이라도 무릎을 짚고 일어설 것처럼 구름이 피어나고 있다 구름이 왼쪽 귀로 들어와 오른쪽 귀로 빠져 나간다 다정한 연인처럼 창에 비친 서로를 바라보며 낡아가고 있다 삶의 절반 동안 기억해야 할 일들을 만들고 나머지 절반 동안은 그 기억을 허무는 데 바쳐진다 아무도 모르고 지나친 생일을 뒤늦게 깨닫고는 다음해의 달력을 뒤적거린다 누군가 자신의 어깨를 툭 치고 이제 문 닫을 시간입니다, 라고 말해주기만 기다리고 있다 의자 위에 물음표 하나가 앉아 있다 구름의 초대장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더보기
내 사랑이 너라면 좋겠다 내 사랑이 너라면 좋겠다 - 용혜원 내 사랑이 너라면 좋겠다 너를 보는 순간 내 사랑을 찾았다는 걸 알았다. 부드러운 눈빛에 걸려들어 행동 하나 눈빛 하나 말 한마디가 몸과 마음과 영혼을 움직인다 너를 만나는 순간 사랑을 직감했을 때 손목을 꼭 잡고 사랑을 고백하고 싶고 너무 좋아서 왈칵 울음이 쏟아졌다 너의 목소리와 얼굴과 몸짓 하나 하나가 나의 마음과 일치되는 걸 알았다 더 바랄 것도 없이 조촐한 사랑이면 된다 볼이 빨개져 수줍음을 잘 타는 너의 매력이 너무 좋아 엄살마저 귀엽다 당신은 내가 사랑하고 싶은사람이다. 더보기
산골 물 산골 물 - 윤동주 괴로운 사람아 괴로운 사람아 옷자락 물결 속에서도 가슴속 깊이 돌돌 샘물이 흘러 이 밤을 더불어 말할 이 없도다. 거리의 소음과 노래 부를 수 없도다. 그신듯이 냇가에 앉았으니 사람과 일을 거리에 맡기고 가만히 가만히 바다로 가자. 바다로 가자.[출처] 짧고 좋은 시 모음 읽고 가세요|작성자 블루고래 이야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