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대로라도 좋습니다

지금 이대로라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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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예기치 못한 사고로
시각장애를 입은 한 남자가
다니던 병원으로부터 기적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검사결과, 수술을 하면 시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남자는 마음이 설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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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이라도 수술실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쉽게
병원에 갈 수가 없었습니다

다름 아닌 아내가 마음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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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스무 살 때 지금의
아내를 만났습니다

그 당시 아내는 절망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남자의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그런 아내에게 고백했던
말이 생각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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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사랑합니다.
저와 결혼해주세요.
평생동안 마음의 눈으로 당신을
보살피고 사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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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그 당시 아내는
흐느끼며 말했습니다

"저도 당신을 사랑하지만
그럴 수가 없어요.
저는 어릴 때 끓는 물에 데인
화상흉터로 가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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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다시 자신있게 말했습니다
"그런 이유라면 상관없습니다.
저는 당신의 흉터는 보이지도 않고 아름다운 마음씨만 느껴집니다."

이렇게 하여 두 사람은 결혼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남자는 밤새 한숨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병원에 가서 수술을 포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담당 의사는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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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물었습니다
"도데체 왜 수술을 거부하는 건가요?"
그러자 남자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게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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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에게는 화상을 입은
아내가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두 눈을 얻게 되면
아내의 흉측한 얼굴을 보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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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내의 얼굴이 어떻든
 전혀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분명 아내의 마음은
편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수술을 포기하는 겁니다."


언제나 나보다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것
상대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불편함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것

상대의 '어떠함'때문이 아니라
그 '존재' 자체를 존귀하게 여기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사랑'의 본질입니다...